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 127회
'서준이가 사라졌다'
2008년 2월 6일 저녁 8시 울산 경찰 지구대
한 여성은 지구대에 들어와서 아이가 아직 집에 오지 않았다고 한다. 7살 서준이는 이른 점심을 먹고 놀러 나간 후 저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사건 접수와 동시에 이 사건은 강력팀에 배정되었다.
바로 강력팀에 배정된 이유는 서준이 실종 약 40일 전에도 두 아이가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두 실종 사건의 공통점
1. 휴일에 실종
2. 집 앞에서 실종
실종 아이를 찾는 골든 타임은 3시간인데 서준이는 실종된지 12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다. 외동아들인 서준이는 부모님과 함께 다세대 주택 1층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2층 집에 가서 노는 걸 좋아했다. 2층 집은 서준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집이었다.
서준이 엄마는 놀러가는 서준이에게 동전을 쥐어주었다. 서준이는 동네슈퍼 오락기를 하러 갔을 확률이 높았다. 수색을 했지만 어떤 흔적도 서준이를 목격했다는 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수색 범위를 넓혀 야산부터 옆 동네까지 수색했다. 경찰은 수변 공원 저수지를 빼고 전부 수색했지만 서준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전문 다이버를 동원해 저수지 바닥까지 수색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 범인은 가까운 곳에
결론부터 말하면 서준이는 찾았고 범인은 경찰이 만났던 사람 중에 있다. 서준이 엄마는 경찰과 수색대가 서준이를 한참 찾고 있을 당시 서준이가 다니기로 한 유치원에 찾아가 유치원 원복과 원비를 환불받았다.
경찰은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기로 한다. 서준이 부모의 동선도 포함해서.. 경찰은 서준이 엄마를 프로파일링 하는데 보통의 엄마는 '아이에게 오락실을 가라고 500원을 줬어요'라고 하는데 서준이 엄마는 '100원짜리 5개를 줬어요'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준비된 진술이라고 생각하고 비밀리에 조사를 한다.
서준이 엄마는 아이가 실종된 그날 울산에 있지 않았다. 엄마는 당일 수변 공원을 산책했다고 했지만 경주의 외딴 마을에서 휴대폰 위치가 잡혔다. 경주 일대의 CCTV를 전부 조사했지만 서준이나 엄마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었다.
경주에는 왜갔습니까?
라는 경찰의 질문에 서준이 엄마는 당황을 하며 담배를 달라고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준이 엄마는 서준이의 생모가 아니다. 서준이의 생모는 서준이가 2살 때 아빠와 이혼을 하고 집을 나갔다.
| 엄마가 용의자다
서준이 실종 신고 접수 하루 전 2008년 2월 5일 저녁 집에서 서준이가 안 보여서 2층에 올라간 엄마는 할머니 방에서 혼자 TV를 보고 있는 서준이를 발견한다. 안 씨는 뺌을 한 대 때렸다.
경찰 조사에서 안 씨는 '아이가 1층 집에 있지 않고 2층 할머니 방에 있던 데다가 TV에만 몰두하는 모습에 화가 났어요'라고 한다. 엄마는 아이를 데려와 1층에서 밥을 먹이는데 깨작대더니 토를 하는 모습을 보고 화가 나 아이를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서준이는 폭행을 당하고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 안 씨는 기절한 아이를 방에 눕히고 다음날 보니 죽어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자신들을 속인 엄마에 대한 분노보다 슬펐다고 한다.
| 사건의 전말
안 씨는 박스에 서준이를 넣어서 경주로 향했다. 경주에서 눈에 띄지 않았던 이유는 콜밴을 불렀기 때문이다. 도착 후 안 씨는 폐드럼통을 발견하고 거가에 상자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휘발유를 구매하고 돌아와서 불태웠다.
안 씨는 그렇게 서준이를 죽이고 돌아와 전단지를 돌리고 가족들 앞에서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인척 연기를 했다. 그리고 저녁 8시쯤에 지구대에 가서 실종신고를 했다.
동네 이웃들은 서준이의 얼굴에 상처가 있고 멍이 들어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하지만 아이가 누구에게 맞았는지 말하지 않아 엄마가 그랬을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서준이의 아빠도 엄마와 다르지 않게 서준이를 폭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유일한 증거
서준이의 시신을 불태워져서 폭행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는데 서준이의 시신을 웅크린 채 있어 시신이 다 타지 않았다.
최 군의 주검 부검 결과
최 군의 내장이 심하게 훼손됐으며 내장 파열에 의한 출혈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준이는 횡격막, 간, 위장, 폐 일부분 포함 대부분의 장기가 파열되어 있었다.
재판 결과, 안 씨는 상해치사죄의 법정형 상한 인 징역 15년 형을 선고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