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악몽
2014년 12월 29일 밤 9시 30분경 미연(가명) 씨네 집에 화재가 발생한다. 이 화재로 어머니와 어린 세 자녀가 사망한다. 아버지는 사고 당시 같이 살고 있지 않아서 무사했다.
엄마랑 둘째 딸은 작은 방에서 막내 우진이는 부엌옆에서 첫째 어진이는 소파 앞에서 발견되었다. 집이 불이 났으면 탈출하려고 애써야 하는데 우진이네 가족은 탈출하려는 흔적이 전혀 없었다.
| 의문의 화재사건
우진이네는 2층에 세들어 살고 있었고 1층은 공실이었다. 화재 당시 이웃 주민들은 두 번의 폭발음을 들었다. 밖으로 나간 본 주민들은 집의 유리창이 통째로 튕겨져 나간 걸 알게 된다.
교회에서 같이 밴드 활동을 한 진희 언니는 아이들이 안에 있다면 불속으로 뛰어들려고 하는 걸 주민들이 겨우 말렸다. 불은 1시간 반 뒤에 진화되었다.
| 악의 출현
주민들 이야기로는 양양에 이사 올 때부터 부부사이가 안 좋았는데 1년 전 남편의 교통사고로 더 멀어졌다고 한다. 남편은 교통사고로 온몸에 철심을 박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로 1년 넘게 횡성에 있는 시댁에서 요양 중이었다.
미연 씨는 친했던 진희언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는 했다고 한다. 그 사이 화재의 원인이 나오는데 안방과 TV앞에, 전기장판 아래에서 휘발유 성분이 검출되었다.
아들 어진이 몸에서 물결무늬 화상자국이 발견되었는데 물결무늬는 아이의 몸에 직접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는 걸 의미했다.
주민들은 화재가 있던 날 웬일인지 오랜만에 남편이 왔다 갔다고 한다. 남편은 그날 마트에 가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줬다. 경찰은 방화의 흔적을 찾기 위해 남편을 조사했는데 아무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남편과 친동생은 CCTV와 기지국을 확인한 결과 화재 당시 강릉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 두 번째 가능성
국과수의 부검 결과를 알려오는데 4가족은 불이 났을 때 살아있었다. 그리고 네 가족의 몸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다. 졸피뎀은 항정신성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 없이는 구입이 불가능하다.
졸피뎀
불면증의 단기 치료에 사용된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 취침 바로 직전에 투여한다.
미연씨가 처방을 받은 기록은 없었다. 다른 누군가가 졸피뎀을 네 가족에게 먹이고 불을 질렀다는 것이다. 화재현장에 있던 음료와 맥주에서 졸피뎀이 검출되었다. 네 가족과 맥주와 음료수를 나눠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최소 면식범이거나 어쩌면 더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경찰은 일대의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졸피뎀을 구매한 사람을 찾아 나선다.
이 형사는 부부의 사이가 안좋다고 소문을 낸 사람을 찾아낸다. 소문의 끝에는 진희언니가 있었다. 진희언니는 경찰에게 화재의 원인이 휘발유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전에 휘발유 얘기를 꺼냈었다.
차량의 이동경로를 조사한 경찰은 병원에서 졸피뎀을 처방받은 사실을 알아낸다. 진희언니는 무려 28알이나 처방받았다. 그러나 증거로는 불충분했다. 그녀는 몇 년 전부터 불면증으로 졸피뎀을 처방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의 진희 언니 행적
- 오전 9시 20분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나옴
- 오후 2시 10분 강릉 OO병원 약국 도착
- 오후 3시 20분 강릉OO주유소에서 휘발유 구입
- 오후 3시 42분 주문진 인근 마트에서 음료와 맥주 구입
| 드러나는 진실
진희 언니는 방화를 하고 근처 초등학교에서 대기를 하고 소방차가 출동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소방차가 지나가자 그 뒤를 쫓아서 다시 현장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녀는 방화 현장에서 울부짖으며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경찰은 이진희를 체포하기 위해 집으로 찾아가는데 이 씨는 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경찰은 곧바로 차량 수배를 내리고 강남구에서 이진희 씨를 체포한다.
진희 언니는 증거에 자백을 하는데 그날 술을 마시다 미연이가 장애가 있는 자신의 아들을 비난해서 욱해서 우발적으로 벌인 방화라고 주장했다.
이진희는 방화가 있었던 29일 3일 전인 26일에도 휘발유를 구매했었다. 이진희는 방화를 하려고 했다가 마음이 약해져서 버렸다고 한다.
미연씨네 신발장은 자물쇠로 잠겨있었는데 그 안에서 이진희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차용증이 나온다. 금액은 1,800만원이었다. 매달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기로 했지만 이진희는 돈을 제대로 갚지 않았다. 이 증거를 내밀자 이진희는 모든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이번 범행에 공범은 없었는지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사건 전후로 이진희가 연락을 자주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통화를 한 사람은 강릉에 사는 장 씨라는 남자로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그는 집에 불이 나서 화상을 입었다. 남자의 집에 화재가 난 날은 이진희가 휘발유를 사고 버렸다고 한 날이었다.
2014년 12월 26일 거주자 장규식(가명)은 최초 도착 구급대에 의해 현관문 앞에서 만취 상태로 의식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발견되어 외부로 대피 및 병원에 이송되었으며..
불이 난 시간은 오후 3시였다. 화재 전에 방문한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이진희였다. 장 씨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이진희가 안쓰러웠다. 그래서 여러번 돈을 빌려주었다. 그래서 고맙다며 장 씨를 찾아온 날이 바로 12월 25일이었다. 술을 권해서 마셨는데 속이 안 좋아진 장 씨는 이진희를 돌려보냈다.
그런데 다음 날 12월 26일에 이진희가 다시 장 씨를 찾아왔다. 몸이 안좋다고 하는 장 씨에게 약을 사다 주겠다고 하는 이진희는 피로회복제라며 건네었는데 그걸 마시고 장 씨는 그대로 쓰러진다. 장 씨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사방이 온통 연기투성이었다.
장 씨가 마셨던 피로회복제에서도 졸피뎀이 검출되었다. 이진희는 범행을 하기 전에 장 씨의 사망 보험금 수령인을 자신으로 바꿔놓는다.
이진희는 두 사건 모두에서 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
| 그녀의 실체
이진희는 특별한 직업은 없었지만 남자친구의 아이들을 돌보며 월 300~400만 원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아파트에 살고 중형차도 타고 다녔는데 10년째 기초 생활 수급자였다. 거기에 아들 장애인 수당까지 더하면 월 약 500만 원의 고정수입이 있었다.
여기저기 빚진 돈만 1억이었다.
미연씨의 장례기간에 이진희는 유가족에게 숨진 미연 씨가 빚진 돈 1,800만 원이 있다며 차용증이 보여줬다.
범행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이진희는 남의 탓을 하면서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했다. 그녀는 의외로 사이코패스는 아니었는데..
임상심리평가 결과
의도적으로 자신의 정신 병리를 과장할 가능성이 있고
자기중심적이며 연극적인(히스테리성) 성향과
수동 공격적 성향을 가지고 있음
성인 재범위험성평가 결과
총점 12점, 재범 위험성 높음
재판 결과, 이진희는 무기징역에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지 부착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20년 후에 가석방이 되더라도 재범의 위험이 높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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