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사라진 남편
가족은 전라남도 보성으로 여행을 간다. 바다를 향해 운전을 하고 있는데 바이크를 타고 가던 남편이 눈앞에서 사라진다. 삼거리에서 왼쪽길을 선택해서 가던 아내는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당시 아내는 휴대전화가 없고 남편만 휴대전화가 있었다.
아내는 선착장 방향으로 걸어가는 두 명의 여성을 보고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한다. 연락이 되어 부부는 만날 장소를 정하고 휴대전화를 돌려준다. 외지인 같았던 두 여성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터미널까지 태워주겠다고 했는데 그녀들은 거절한다.
- 의문의 구조요청
그렇게 남편을 만나고 광주로 돌아가는데 부부가 문자를 확인하는데..
저희 아까 전화기 빌려 드린 사람인데요.
배 타다가 갇힌 거 같아요.
경찰 보트 좀 불러주세요.
부부는 심상치않음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를 한다. 부부는 납치냐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은 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경찰도 수색을 하고 있지만 두 여성을 찾지는 못했다.
다음 날 경찰에 전화가 오는데 두 명 중에 한 명을 찾았다고 한다. 바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며 경찰서로 와서 확인을 해달라고 한다.
| 잔혹 범죄의 서막
경찰은 부부에게 두 여성이 탄 배를 봤냐고 묻는데 차에 타고 있었던 딸이 배를 봤다고 한다. 아내도 배를 어렴풋이 본 기억이 났다. 두 여성은 배를 향해서 손을 흔들었다고 한다. 당시 인근에는 300척이 넘는 배가 있었다. 아내는 배가 작았고 사각형 선실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두 여성은 아내에게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가 배를 태워주신다고 해서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런데 얼마전 이 지역에서 비슷한 사건이 또 있었다. 한 달쯤 전인 2007년 8월 31일 보성으로 여행을 온 대학생 남녀가 당일로 오겠다고 했지만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커플의 모습이 CCTV에 남아있었는데 커플은 선착장 방면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여학생의 번호로 119에 전화가 걸려오는데 소음밖에 들리지 않았다. 전화는 한 통화가 아니라 계속 걸려온다. 119에 전화가 걸려온 시간은 오후 6시 30분 경이다. 두 사람이 발견된 것은 실종 3일 후 여학생이, 2일 후 남학생이 바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 작은 배와 할아버지
배를 찾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두 여성이 실종된 날은 추석으로 출항하는 배가 많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건 당일 오전과 오후 정박 위치가 바뀐 배가 한 척 있었다. 배는 1톤급 소형어선이다.
경찰은 배 안을 수색하기 시작한다.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이 수십개 발견되었고 머리끈, 신용카드도 있었다. 긴급 체포 된 오 씨는 본인의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었다.
오 씨는 바다에서 한 여성이 실족했고 그 사람을 잡으려던 여성도 같이 바다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조사가 이어지는 과정에 실종되었던 여성도 바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 진실게임
자백을 안 하는 용의자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투입된다. 그리고 용의자에게 왜 이 사건이 벌어졌는지 얘기해 달라고 한다. 오 씨는 자신은 나이 많은 노인이라며 젊은이들을 제압하기는 힘들다고 호소했다.
사건 현장에 간 권일용에게 마을 주민이 말해주기를 저런 소형 어선은 바다에 나가 닻을 내리면 건장한 남자도 서 있지 못한다고 한다. 출렁이는 배 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오 씨뿐이다.
경찰은 오 씨의 진술을 하나하나 반박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용의자 오 씨는 1,2차 사건을 모두 자백한다.
- 살인의 목적
잔혹한 범행의 목적은 성추행이었다. 의도대로 되지 않자 바다로 밀어버렸다. 오 씨는 배에 올라타려고 하는 피해자들을 갈고리 장대로 내려쳤다. 네 사람의 사인은 모두 익사로 시신에는 그때 상태가 남아있었다.
1차 사건에서 남학생을 먼저 빠뜨린 범인은 장대로 남학생을 무참히 때려 몸에는 골절이 있었다. 이때 무서움에 떨던 여학생이 119에 신고를 했던 것이다.
2차 사건의 피해자 시신에도 찔린 자국이 남아있었고 한 여성은 목에 졸린 흔적이 남아있었다.
- 증거를 찾아라
1차 사건의 피해자들이 배에 탔다는 증거가 확보되지 않으면 기소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범인 오 씨는 배 위에서 피해자들과 주꾸미를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위에서는 주꾸미가 발견되지 않았다.
# 1차 사건 증거물
- CCTV영상
- 피해 남학생 청바지 : 바지에 파란색 물감이 묻어있었는데 오 씨의 배 바닥도 파란색이었다. 검사는 페인트 성분 분석을 의뢰한다.
- 119 녹음 파일 : 국과수와 대검에 분석을 의뢰한다.
- 갈고리 장대 : 피해자의 DNA가 남아 있을 수 있어 검사를 의뢰한다.
▷ 피해 남학생의 바지에 묻은 바지의 페인트는 일치하지 않았다.
▷ 갈고리 장대에서는 피해자의 DNA가 나오지 않았다.
검사는 배 전체에서 혈흔 검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국과수 분석 결과 119 녹음 파일은 유사도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온다.
국과수 연구원은 녹음 파일에 엔진소리가 들리는데 이게 배마다 다르다고 한다. 국과수는 인근 지역의 모든 배의 엔진 소리를 녹음한다. 경찰은 당시 녹음 현장과 똑같이 녹음 파일을 확보하기 위해 119에 협조를 요청해 배의 엔진 소리를 녹음한다.
국과수 분석 결과 일치하는 배의 엔진 소리는 오 씨의 배의 엔진 소리였다.
1차 사건의 아버지는 담당 검사에게 전화를 해서 디카가 없어졌다고 한다. 딸아이는 어디를 가던지 디카를 들고 다닌다고 하는 것이다. 기소까지 7일 남은 상황이었다.
담당검사는 경찰에 인근 주민들에서 디지털카메라를 발견하면 신고를 해달라고 한다. 그런데 디지털카메라를 찾았다는 연락이 온다.
쌍끌이 배
두 척의 배가 양쪽에서 그물을 쳐 같은 방향으로 끌고 가면서 조개를 건져 올리는 방식
- 최후의 목격자
인근에서 바지락을 채취하던 쌍끌이 배 그물에 디지털카메라가 걸려 올라온 것이다. 피해자 딸의 디지털카메라가 맞았다. 하지만 50일가량 바다에 잠겨있던 디지털카메라를 복원해야 했다.
연구원은 기소 당일에 디지털카메라의 모든 사진을 복원하는 데 성공한다. 사진에는 오 씨의 배와 오 씨가 찍혀있었다.
재판 결과, 오 씨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오 씨는 항소를 하고 사형제가 위헌이라는 '위헌 법률 심판 제청신청'을 한다. 헌법재판소는 사형제는 합헌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이어진 항소심에서 오씨는 심신 미약을 주장했다. 항소심 결과, 오 씨는 최종 사형을 선고받았다.
2024년 현재 오 씨는 최고령 사형수로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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